도자 작업을 한 지 꽤 됐는데도 가마 문 여는 날은 여전히 잠을 설칩니다. 전날 밤에 온도가 다 내려갔는지 몇 번이나 확인하고, 아침에는 괜히 커피부터 내리면서 시간을 끌어요.
이번에는 유약을 조금 두껍게 올린 접시들이 걱정이었는데, 열어보니 절반은 생각보다 예쁘게 흘렀고 절반은 바닥에 붙어버렸습니다. 선반에서 떼어내다가 굽이 깨진 것도 두 개 나왔고요.
예전에는 이런 날 하루 종일 기분이 가라앉았는데 요즘은 그냥 기록부터 합니다. 어느 칸에 놓았는지, 유약을 몇 번 담갔는지, 그날 기물이 얼마나 말라 있었는지 적어두면 다음 번에 조금은 덜 헤매더라고요.
불에 맡기는 작업이라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건 넣기 전까지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 뒤는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데, 그 기다림이 이 일의 매력이기도 하고 제일 힘든 부분이기도 하네요.
다른 분들은 가마 여는 날 어떤 마음이신지 궁금합니다. 저만 이렇게 유난인 건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