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키 모임 처음 나가본 날

2026.09.28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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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만 그리다가 처음으로 크로키 모임에 나가봤어요. 가기 전까지 한 시간은 망설인 것 같습니다. 제일 당황했던 건 시간이었어요. 짧은 포즈는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나더라고요. 저는 머리 윤곽 잡고 있는데 옆 분은 벌써 전신을 다 그리고 종이를 넘기고 계셨습니다. 처음 몇 장은 어깨까지만 그린 반쪽짜리 그림만 잔뜩 쌓였어요. 그런데 중간쯤 지나니까 포기가 되더라고요. 다 그리려는 걸 포기하니까 오히려 선이 시원하게 나갔습니다. 몸의 기울기 하나, 무게가 실린 다리 하나만 잡자고 생각하니 손이 덜 떨렸어요. 끝나고 바닥에 그림을 펼쳐 놓고 서로 구경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같은 포즈를 봤는데 열 명이 다 다르게 그린 게 신기했습니다. 어떤 분은 선 세 개로 끝냈고 어떤 분은 덩어리로만 그렸고요. 집에 와서 보니 잘 그린 그림은 한 장도 없는데 이상하게 버리기가 싫어요. 다음 주에도 가보려고 합니다. 처음 나가기 망설이시는 분들, 다들 자기 종이 보느라 남의 그림 볼 틈이 없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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