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 간격만 세 시간 만지다 하루가 끝났어요

2026.09.28 04:54

visibility0chat_bubble0
포스터 제목 한 줄 자간을 조정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창밖이 어두워져 있었습니다. 글자는 고작 일곱 자였는데요. 처음에는 전체 간격만 살짝 좁히면 되겠지 했는데, 받침 있는 글자와 없는 글자 사이가 유독 벌어져 보여서 하나씩 손대기 시작한 게 화근이었어요. 하나를 고치면 옆 글자가 어색해지고, 그걸 고치면 또 그 옆이 이상해지는 식으로요. 결국 화면을 뒤집어서도 보고, 멀리 떨어져서도 보고, 눈을 가늘게 뜨고 덩어리로도 봤습니다. 제일 도움이 된 건 의외로 잠깐 산책 다녀온 것이었어요. 돌아와서 보니 아까 고민하던 부분은 멀쩡하고 전혀 다른 곳이 눈에 걸리더라고요. 남들은 아무도 모를 차이라는 걸 알면서도 멈출 수가 없는 게 이 일의 병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 맞추고 나서 제목이 한 덩어리로 딱 서 보일 때의 기분은 포기하기 어렵네요. 비슷하게 사소한 것에 하루를 통째로 쓴 경험 있으시면 같이 위로 나눠요.
artagora_welcome_728x90

댓글 0

— — —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자유게시판 다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