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새벽 시장을 찍어보고 싶어서 몇 주를 벼르다가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하니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내는 데만 한 시간이 걸렸어요.
다들 바쁘게 일하고 계신데 낯선 사람이 렌즈를 들이대는 게 실례 같아서, 처음에는 그냥 국밥 한 그릇 먹고 주변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그러다 생선 가게 사장님이 먼저 뭐 찍으러 왔냐고 물어봐 주셔서 그제야 말문이 트였어요.
허락을 구하고 찍으니 사진이 확실히 달라지더라고요. 몰래 찍은 컷은 어딘가 움츠러든 느낌인데, 인사하고 찍은 컷은 거리도 가깝고 표정도 살아 있었습니다. 찍은 사진은 다음에 뽑아서 가져다 드리기로 했어요.
빛은 해 뜨기 직전이 제일 좋았습니다. 가게 전구 불빛과 푸르스름한 하늘빛이 섞이는 시간이 정말 짧더군요.
거리에서 사람을 찍는 분들은 처음 말 거는 순간을 어떻게 넘기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도 매번 심장이 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