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에게 읽어주려고 동시를 몇 편 써봤는데요, 쓰고 나서 보면 아이 목소리가 아니라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 목소리가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비를 보는 장면을 쓰는데, 저도 모르게 그립다거나 아련하다는 감정을 넣고 있더라고요. 아이는 비를 보면서 그리워하지 않잖아요. 웅덩이가 생겼나, 장화 신어도 되나, 그런 걸 생각할 텐데요.
그래서 요즘은 조카가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어두고 있어요. 어른이 절대 쓰지 않을 비유가 툭툭 나옵니다. 며칠 전에는 달이 자기를 따라온다고 진지하게 걱정하더라고요. 그런 말들을 모아보니 제가 쓴 동시가 얼마나 꾸며낸 말이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쉬운 말로 쓰는 게 짧게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걸 실감하는 중입니다. 단어는 쉬워도 시선은 정확해야 하니까요. 동시나 동화 쓰시는 분들은 아이의 눈높이를 어떻게 유지하시나요. 저는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