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설치를 몇 번 도우면서 익힌 것들을 적는다. 전문 설치 기사만큼은 아니어도, 작가들끼리 직접 걸어야 할 때 쓸모가 있었다.
높이는 그림의 위나 아래가 아니라 중심을 기준으로 맞춘다. 서 있는 사람의 눈높이쯤에 작품 중심이 오도록 하고, 크기가 다른 작품들도 중심선을 하나로 통일하면 벽이 정돈되어 보인다.
실제로 못 위치를 잡을 때는 계산이 필요하다. 작품 뒤 고리나 와이어를 팽팽하게 당겼을 때의 지점과 작품 윗변 사이 거리를 재서, 그만큼을 반영해야 한다. 이걸 빼먹으면 전부 생각보다 낮게 걸린다.
간격은 벽 전체 길이에서 작품 폭의 합을 빼고 나누는 방식으로 먼저 계산하되, 마지막에는 눈으로 조정한다. 어두운 그림과 밝은 그림이 나란히 있으면 같은 간격이어도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벽에 걸기 전에 바닥에 순서대로 기대어 놓고 멀리서 보는 과정을 꼭 거친다. 순서를 바꾸는 건 이때가 제일 쉽다.
준비물로는 수평계, 줄자, 연필, 마스킹테이프, 장갑이 기본이다. 못 자리를 테이프 위에 표시하면 벽에 연필 자국이 남지 않는다. 그리고 벽에 못을 박아도 되는지, 철수할 때 원상복구를 어디까지 해야 하는지는 공간 측에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