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읽은 책마다 짧게라도 서평을 남기기로 했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건 아니고 개인 기록용이에요.
그런데 쓸 것을 염두에 두고 읽으니 읽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재미있다, 지루하다 정도로 끝났는데 지금은 왜 그런지를 찾게 돼요. 이 장면이 왜 늘어지게 느껴지는지, 이 인물이 왜 갑자기 입체적으로 보이는지 같은 것들요.
처음 쓴 서평들은 거의 줄거리 요약이었습니다. 다시 보니 제 생각은 마지막 두 줄뿐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줄거리는 세 문장 안으로 제한하고, 나머지는 제가 걸려 넘어진 지점 하나만 붙잡고 씁니다. 책 전체를 다 말하려고 하면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게 되더라고요.
아쉬운 점도 있어요. 분석하면서 읽다 보니 그냥 빠져들어 읽는 즐거움이 조금 줄었습니다. 그래서 어떤 책은 일부러 아무것도 적지 않고 읽기로 했어요. 서평 쓰시는 분들은 이 균형을 어떻게 잡으시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