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서양악기만 하다가 올해부터 가야금을 배우고 있습니다. 음악을 했던 사람이니 금방 익히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첫 달에 완전히 깨졌어요.
일단 악보 읽는 법부터 새로 배워야 했고, 박을 세는 감각이 달라서 자꾸 머릿속으로 익숙한 박자에 끼워 맞추려는 버릇이 나옵니다. 선생님이 장단을 입으로 불러주시면 그때는 알겠는데 혼자 하면 또 흐트러져요.
가장 낯설면서도 매력적인 건 음과 음 사이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줄을 누르고 흔들어서 만드는 그 움직임이 음 자체만큼 중요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손은 아직 따라오지 못합니다. 정확한 음높이에 딱 맞추려는 습관이 오히려 방해가 되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좋은 점은 오랜만에 완전한 초보자가 됐다는 것입니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소리 하나 나는 게 신기했던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에요. 원래 하던 악기를 대하는 태도도 조금 부드러워졌습니다.
비슷하게 다른 분야 악기를 새로 시작해보신 분 계신가요. 어떤 점이 제일 어려우셨는지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