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 문 여는 날의 기분

2026.09.28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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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 공방을 다닌 지 두 해째다. 흙 만지는 것도 좋지만 제일 마음이 요동치는 날은 가마 문 여는 날이다. 유약을 바를 때는 다 비슷비슷한 탁한 색이라 결과를 짐작만 할 뿐이다. 가마 안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열어봐야 안다. 기대했던 그릇은 유약이 흘러내려 바닥에 붙어 있고, 별생각 없이 넣은 잔이 제일 예쁘게 나오는 식이다. 처음에는 갈라지거나 터진 기물을 보면 며칠씩 속이 상했다. 물레에서 몇 시간, 굽 깎고 말리고 초벌하고, 그 시간이 다 날아간 것 같아서였다. 흙 속에 공기가 남아 있었거나 너무 급하게 말렸거나, 대개 원인은 내 조급함이었다.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내 손을 떠난 뒤에는 불이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그림은 마지막 붓질까지 내가 통제하는데, 도자기는 마지막을 남에게 맡기는 작업이다. 그 점이 그림 그릴 때의 나를 조금 느슨하게 만들어줬다. 금 간 접시 하나는 버리지 않고 작업실 선반에 올려두었다. 서두르지 말라는 표지판 삼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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