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을 하다 보니 음악을 들을 때 자꾸 몸으로 먼저 받아들이게 됩니다. 연주하시는 분들과 얘기해보면 같은 곡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듣고 있어서 재미있어요.
저는 화성이나 조성은 잘 모릅니다. 대신 이 부분은 무게가 아래로 떨어진다, 여기는 숨이 길게 이어진다 같은 식으로 기억해요. 박자도 숫자로 세기보다 움직임의 덩어리로 외우는 편이라 연주자분이 몇 마디째라고 말씀하시면 잠깐 멈칫합니다.
라이브 연주와 함께 작업했을 때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녹음된 음악은 매번 똑같으니 몸이 미리 알고 움직이는데, 사람이 연주하면 그날그날 호흡이 달라서 계속 귀를 열고 있어야 했어요. 처음엔 불안했지만 나중에는 서로 주고받는 느낌이 들어서 훨씬 살아 있는 무대가 됐습니다.
그때 연주자분이 제 호흡을 보고 프레이즈 시작을 맞춘다고 하셔서 놀랐어요. 저는 제가 음악을 따라가는 줄만 알았거든요.
음악 하시는 분들은 무용수와 작업할 때 어떤 점이 어렵거나 즐거우셨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