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을 처음 끝까지 써봤습니다

2026.09.28 04:54

visibility0chat_bubble0
삼 년 걸렸습니다. 잘 썼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끝까지 갔다는 이야기예요. 그래도 저한테는 처음 있는 일이라 어디에라도 적어두고 싶었습니다. 단편만 쓰던 사람이라 장편도 단편을 길게 늘이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니더군요. 중반쯤 가니 앞에서 뿌려놓은 것들을 제가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인물 나이가 장마다 달라지고, 분명히 이사 간 사람이 옛 집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중간 구간이었습니다. 시작할 때의 설렘은 사라졌고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 그 구간이요. 그때는 잘 쓰는 걸 포기하고 장면 하나만 넘기자는 마음으로 버텼습니다. 엉망인 장면이라도 있어야 나중에 고칠 수 있으니까요. 다 쓰고 나서 기쁠 줄 알았는데 막상 며칠은 멍했습니다. 매일 만나던 인물들이 갑자기 없어진 느낌이랄까요. 이제 퇴고가 남았는데 분량을 보니 엄두가 안 납니다. 일단 한 달은 묵혀두려고요. 장편 쓰시는 분들 모두 중간 구간 잘 건너시길 바랍니다.
artagora_welcome_728x90

댓글 0

— — —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자유게시판 다른 글